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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뉴스추적> 집값, 주식급등 위기는 끝났는가 - 본질을 비껴간 말의 성찬
- 이승환
- 조회 : 9302
- 등록일 : 200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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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집값, 주식급등 위기는 끝났는가
본질을 비껴간 말의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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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라더스, 골드만삭스 그리고 시티은행 등 거대한 금융기업이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은 위기의 불을 끄기 위해 이곳저곳에 공적자금이라는 물을 댔다. 그 후 1 년, 세계 각국이 국제 공조를 외치며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를 쓴 결과,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세계경제에 청신호가 켜지는 듯한 징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위기 대처’보다 ‘출구 전략’이 지배적인 화두가 됐다.
9월 2일 ‘위기는 끝났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방영된 SBS <뉴스추적>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금융위기 이후 1년,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를 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후엔 아쉬움과 실망만이 남았다. 산만하고 초점 잃은 내용이 좋은 기획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다양한(?) 선택... 제대로라도 비판했다면...
프로그램은 집값 얘기로 시작했다. 서울 강북에서 10채가 넘는 집을 사고팔며 재미를 봤다는 김정자씨는 “우리나라는 땅이 있어야 땅, 땅, 땅 거리고 살아. 돈 있으면 부동산이야”라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최근 반년 사이에 2~3억의 수익을 본 부동산 투자자들의 사례를 과도하다싶을 정도로 밀착해서 보여준다. 물론 중간 중간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넣으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은 했다. 가계 소득과 기업투자 등 실물부분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집값과 같은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었다
날로 악화되는 재정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 등 오로지 대규모 토목사업을 통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낡은 생각에 정부 관계자들을 비판하지 못했다. 또한 부동산을 거주가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만들고 ‘땅 부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게 만든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들을 꼬집지도 않았다.가장 먼저 부동산 문제에 주목했음에도 불구하고 헛발질에 그치고 말았다.
프로그램은 다음으로 취업난에 앵글을 맞췄다. 올해 채용을 하는 공기업이 단 3곳. 대기업의 채용은 작년에 비해 10%나 줄었고 전체적으로 올해 일자리가 14만개가 감소됐다며 심각한 고용상황을 짚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영상이 ‘한국수력원자력공사 입사식’이었다. 취업난을 뚫고 입사에 성공한 신입사원 대표자의 절절한 사연, 그리고 부모님과 부둥켜안고 울먹이는 신입사원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제작진이 의도했던 것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취업에 성공한 젊은이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보여주는 것이었을까? 쌍용 사태에서 볼 수 있었듯이 노동자에 적대적인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지금의 고용상황을 초래한 구조적인 문제점이라도 파헤쳐야 하지 않았을까. ‘해고 유연성’이라는 오명을 얻은 이명박 정부의 ‘노동 유연성’, 실속 없는 임시 일자리 창출에 그친 ‘청년인턴제’ 등 이름만 그럴 듯한 정책들을 비판해야 하지 않았을까. <뉴스추적>은 일자리가 없으면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는 열악한 사회 복지시스템 등 경쟁과 효율성만 강조하는 체제가 낳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주지 못했다. 예산 운영에서나 실질적인 효과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희망근로일자리 사업’을 하나의 대안인 것처럼 다룬 대목에선 한숨이 날 지경이었다.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픈 제작진의 욕심이 컸을까?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출로 인한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이 ‘약자들을 착취하는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과 함께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중요한 주제에 주목했으나, 수박 겉핥기에 그치고 만 것이다.
집중해야 할 곳은 따로 있는데...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당장 단기적인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5년 뒤에, 10년 뒤엔 국민들이 무엇을 먹고 살지 장기적인 관점으로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금융위기 1년인 지금 우리정부의 경제정책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 모두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사회자의 클로징 멘트다. 장기적인 관점은 문제의 본질을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식 속에서 문제에 대한 바른 해결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짚어 본 이 프로그램은 이 같은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한 금융의 상업화와 금융규제 완화가 맞물려 제어 불가능한 상태까지 몸집이 부풀려진 금융시장의 구조 속에서 싹텄다. 고삐 풀린 금융시장은 전문가들조차 파악하기 힘든 복잡한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내며 내부 폭발성을 키워왔다. 결국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유동성을 만들어 냈던 금융업체들이 백기를 들면서 위기는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세계 각국은 이번 위기를 통해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체제의 폐해를 깨달았고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정부의 역할을 되찾으면서 위기에 대처해왔다.
이런 세계 각국의 모습을 볼 때 <뉴스추적>의 금융위기 1년 특집은 우리의 금융체제 개편 상황을 먼저 점검했어야 했다.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등 현재 우리 금융시장은 세계 각국이 취하고 있는 ‘규제강화’ 방향의 금융위기 대책과 반대로 가고 있다.
진행자의 클로징 멘트처럼 우리 경제체제가 금융위기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따져보기 위해 꼭 주목해야 할 부분을 이 프로그램은 놓친 것이다. 제작진은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보여주려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소란스럽게 넘치는 말 속에 정작 귀 기울일 말은 없었다. 위기의 본질에 대해 더 고민하고 집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뉴스추적> 집값, 주식급등 위기는 끝났는가
본질을 비껴간 말의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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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라더스, 골드만삭스 그리고 시티은행 등 거대한 금융기업이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은 위기의 불을 끄기 위해 이곳저곳에 공적자금이라는 물을 댔다. 그 후 1 년, 세계 각국이 국제 공조를 외치며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를 쓴 결과,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세계경제에 청신호가 켜지는 듯한 징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위기 대처’보다 ‘출구 전략’이 지배적인 화두가 됐다.
9월 2일 ‘위기는 끝났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방영된 SBS <뉴스추적>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금융위기 이후 1년,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를 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후엔 아쉬움과 실망만이 남았다. 산만하고 초점 잃은 내용이 좋은 기획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다양한(?) 선택... 제대로라도 비판했다면...
프로그램은 집값 얘기로 시작했다. 서울 강북에서 10채가 넘는 집을 사고팔며 재미를 봤다는 김정자씨는 “우리나라는 땅이 있어야 땅, 땅, 땅 거리고 살아. 돈 있으면 부동산이야”라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최근 반년 사이에 2~3억의 수익을 본 부동산 투자자들의 사례를 과도하다싶을 정도로 밀착해서 보여준다. 물론 중간 중간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넣으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은 했다. 가계 소득과 기업투자 등 실물부분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집값과 같은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었다
날로 악화되는 재정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 등 오로지 대규모 토목사업을 통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낡은 생각에 정부 관계자들을 비판하지 못했다. 또한 부동산을 거주가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만들고 ‘땅 부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게 만든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들을 꼬집지도 않았다.가장 먼저 부동산 문제에 주목했음에도 불구하고 헛발질에 그치고 말았다.
프로그램은 다음으로 취업난에 앵글을 맞췄다. 올해 채용을 하는 공기업이 단 3곳. 대기업의 채용은 작년에 비해 10%나 줄었고 전체적으로 올해 일자리가 14만개가 감소됐다며 심각한 고용상황을 짚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영상이 ‘한국수력원자력공사 입사식’이었다. 취업난을 뚫고 입사에 성공한 신입사원 대표자의 절절한 사연, 그리고 부모님과 부둥켜안고 울먹이는 신입사원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제작진이 의도했던 것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취업에 성공한 젊은이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보여주는 것이었을까? 쌍용 사태에서 볼 수 있었듯이 노동자에 적대적인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지금의 고용상황을 초래한 구조적인 문제점이라도 파헤쳐야 하지 않았을까. ‘해고 유연성’이라는 오명을 얻은 이명박 정부의 ‘노동 유연성’, 실속 없는 임시 일자리 창출에 그친 ‘청년인턴제’ 등 이름만 그럴 듯한 정책들을 비판해야 하지 않았을까. <뉴스추적>은 일자리가 없으면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는 열악한 사회 복지시스템 등 경쟁과 효율성만 강조하는 체제가 낳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주지 못했다. 예산 운영에서나 실질적인 효과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희망근로일자리 사업’을 하나의 대안인 것처럼 다룬 대목에선 한숨이 날 지경이었다.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픈 제작진의 욕심이 컸을까?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출로 인한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이 ‘약자들을 착취하는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과 함께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중요한 주제에 주목했으나, 수박 겉핥기에 그치고 만 것이다.
집중해야 할 곳은 따로 있는데...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당장 단기적인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5년 뒤에, 10년 뒤엔 국민들이 무엇을 먹고 살지 장기적인 관점으로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금융위기 1년인 지금 우리정부의 경제정책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 모두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사회자의 클로징 멘트다. 장기적인 관점은 문제의 본질을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식 속에서 문제에 대한 바른 해결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짚어 본 이 프로그램은 이 같은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한 금융의 상업화와 금융규제 완화가 맞물려 제어 불가능한 상태까지 몸집이 부풀려진 금융시장의 구조 속에서 싹텄다. 고삐 풀린 금융시장은 전문가들조차 파악하기 힘든 복잡한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내며 내부 폭발성을 키워왔다. 결국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유동성을 만들어 냈던 금융업체들이 백기를 들면서 위기는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세계 각국은 이번 위기를 통해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체제의 폐해를 깨달았고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정부의 역할을 되찾으면서 위기에 대처해왔다.
이런 세계 각국의 모습을 볼 때 <뉴스추적>의 금융위기 1년 특집은 우리의 금융체제 개편 상황을 먼저 점검했어야 했다.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등 현재 우리 금융시장은 세계 각국이 취하고 있는 ‘규제강화’ 방향의 금융위기 대책과 반대로 가고 있다.
진행자의 클로징 멘트처럼 우리 경제체제가 금융위기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따져보기 위해 꼭 주목해야 할 부분을 이 프로그램은 놓친 것이다. 제작진은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보여주려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소란스럽게 넘치는 말 속에 정작 귀 기울일 말은 없었다. 위기의 본질에 대해 더 고민하고 집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