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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 유정혜
- 조회 : 9819
- 등록일 : 2009-12-01
사랑, 그 참을 수 없는 무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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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몇 십 년에 불과한 한사람의 짧은 생은 영겁의 시간에 비하면 너무도 가볍다. 동시에 우리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반복 할 수 없는, 단 한 번 주어지는 무거운 순간들을 살아간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처음 읽었을 때 그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가 감당이 되지 않았다. 가벼운 것은 가벼운 것이며 무거운 것은 무거운 것이었던 당시 사고로는 테레사를 사랑하면서 여러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토마스라는 남자 주인공부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테레사의 사랑은 무겁고 진지한 것이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그녀 앞에 나타난 외과 의사 토마스는 새로운 세상이었고 삶의 전부였다. 토마스를 만난 후에는 재능 있는 사진사가 되어 프라하를 부당하게 점령한 소련군의 사진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토마스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신 하지 못한다. 반면 토마스의 사랑은 언제나 가벼워 보였다. 테레사를 향한 토마스의 사랑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고, 그의 삶의 방식 모두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이 쉬웠다.
다시 책을 들었을 때, 테레사의 사랑도 토마스의 사랑도 그저 가볍고 무겁기 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둘의 사랑이 만나는 순간이 너무 늦게 찾아온 것 같다. 테레사는 사랑이 영원히 머무르는 것이라고 여겼고 토마스는 매 순간 새로운 길을 찾아 완성하는 것으로 여겼다. 서로에게 순간의 인연으로 최고의 순간들을 만들 수 있었을 토마스와 테레사의 사랑이, 그렇게 끝나버린 사랑이 참을 수 없는 무거움으로 남는다.
1986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밀란 쿤데라의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변화가 일어났던 1968년의 ‘프라하의 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토마스와 그의 연인 테라사, 사비나의 삶을 그리는 소설은 이들의 사랑과 나아가 철학적인 인생의 의미를 얘기한다. 쿤데라는 주제의 무거움을 그 특유의 유머스러운 문장으로 해학을 담아 풀어나간다. 소설을 원작으로 필립 카우프만 감독, 다니엘 데이-루이스, 줄리엣 비노쉬가 출연한 영화가 한국에서는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