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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걸으며 주우며 1석 2조 운동법

  • 손경호
  • 조회 : 9876
  • 등록일 : 200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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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10월 19일 오후 3시경 호수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자전거가 줄지어 서 있었다. 30대 남자들이 뒤쪽에 바퀴가 큰 유모차가 연결돼 있는 3인용 자전거를 끌고 공원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공원 안쪽 차량 진입 금지용 연석 위에는 중국집 광고전단스티커가 널려있었다. 빡빡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채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던 할아버지가 뒤로가기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호수를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들어서 있는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의 주말 오후는 한가로웠다.
그 중에서 유난히 바쁘게 손을 놀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해석(79, 일산 삼동)씨는 흰 비닐봉투에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땀을 훔쳐냈다. 목장갑을 낀 채 집게를 들고 반대쪽 허리춤엔 등산용 지지대를 들고 있는 모습이 한두 번 일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이렇게 일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그는 집에 있기엔 무료해서 운동 삼아 봉사활동을 겸해서 이곳에 온다고 했다. 그에겐 봉사활동이 직업인 셈이었다. 고씨는 이곳에 거주한 지 10년이 넘었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6년 전이었다. 당뇨와 고혈압이 있어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부터는 호수공원에서 산책하는 일을 거른 적이 없었다. 그가 젊었을 때는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쓰레기를 챙겨오면 오히려 병신 취급받았다”며 지금은 그래도 환경의식이 많이 좋아진 편이라고 했다. 이제는 어제 봤던 노인이 오늘이면 저세상으로 간다며 한숨쉬다가도 그는 앞으로도 계속 봉사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일일지라도 노인들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고해석씨는 “젊었을 때는 몰라도 늙어서는 깨끗하게 늙어야지”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잠시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던 그는 한동안 주변바닥을 살피다가 동료들과 모이기로 한 장소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는 대한노인회 일산 서구청 서구지회에 소속돼 있었다. 서구지회 회원들은 매주 오후 1시에서 5시 사이에 호수공원에서 환경미화활동을 한다. 공원 곳곳에는 고씨를 포함해 각 아파트, 인근 지역의 노인회장 50여명이 ‘환경친화형 걷기’에 동참하고 있었다. 장복수(76, 일산 주엽 2동)할머니는 이곳이 고향이다. 70년 넘게 한 곳에서 살아온 만큼 “고향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활동한다”고 했다. “버리는 사람이 있으니깐 줍는 사람이 있는 거여.” 그는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노인들이 앞장서는 ‘환경친화형 걷기’는 꽤 효과를 본 듯하다. “아무래도 나이 많이 먹은 사람들이 꽁초 줍고 하니깐 아무데나 함부로 못 버리지.” 서구지회장 이유종(77, 일산 문촌동)씨의 말처럼 노인들의 활동은 보여주기 효과가 큰 듯했다. 일산 호수공원은 얼마 전 몇몇 일간지에 걷기 좋은 곳, 운동하기 좋은 곳 1위로 여러 차례 소개됐다. 이들의 활동이 보탬이 된 것이 분명하다.
세명저널 손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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