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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환상의 책과 그것을 둘러싼 수수께끼 - 삼월은 붉은 구렁을
- 유라
- 조회 : 9598
- 등록일 : 2009-11-04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북폴리오
"그 책은 단 한 사람에게 딱 하룻밤만 빌려줄 수 있다. 한 번이라도 탐욕스럽게 책을 읽는 행복을 맛본 이에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고 싶어 하는 책이자 익명의 작가가 사본 200부를 제작해 배포했지만 곧바로 절반을 회수했다는 수수께끼의 책인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큰 줄거리다. 네 편의 옴니버스로 구성된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책과 같은 제목의 환상의 책이 주인공이다. 서로 제목을 공유하는 그 책은 같은 책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환상의 책과 책을 쓴 작가를 끝없이 찾는다. 작가가 네 가지 변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환상의 책과 그 책을 찾아 헤메는 인간이다.
인간은 왜 이야기를 추구할까?
작가 온다 리쿠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 “잘 된 이야기에 대한 감동은 모든 것이 제자리에 들어맞았다는 쾌감”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은 상상하는 동물이기에 이야기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 책은 1장에서 존재하지 않는 책, 2장에서 실재하는 책, 3장에서 앞으로 쓰일 책, 4장에서 지금 작가가 쓰고 있는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이 허구라는 이야기를 통해 어떤 쾌감을 추구하는지를 묘사한다.
“어딘가 미숙하고 완성도는 낮아도, 개성이 강한, 독창성 있는 작품이 오히려 인상에 남는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야기는 잘 된 이야기다. 인간은 명작을 선망하나 잘 된 이야기를 욕망한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은 이야기를 욕망하는 인간 자신에 대한 추억을 선명하게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