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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스케치기사] 단풍길에서 건강한 데이트 즐겨요~
- 이수경
- 조회 : 9674
- 등록일 : 2009-10-29
단풍길에서 건강한 데이트 즐겨요~
- "남산 100만인 걷기대회’에 참가한 젊은 커플들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가을 하늘 아래서 낙엽이 쌓인 길을 걷는 기분은 어떨까. 지난 24일 오전, 남산 산책로 백범광장에서는 서울시에서 주최한 ‘남산 100만인 걷기대회’가 열렸다. 산책로는 이미 은행나무의 노란 물결이 시작됐고, 주위를 둘러싼 산에는 곳곳에서 단풍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자, 그럼 출발하세요!” 오전 10시 반쯤 식전 행사가 끝나자, 약 5천여 명의 참가자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 고등학생부터 6, 70대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오르막길을 향해 발걸음을 뗐다. 그 중에는 2, 30대 젊은 커플들도 꽤 눈에 띄었다. 코스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는 커플이 있는가하면, 손을 잡고 서로를 다독이며 걷는 커플도 있었다.
“걷기대회는 처음인데,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이 걸을 거예요.”
여자 친구의 신청으로 참가한 김성복(30) 씨는 직장 때문에, 평소 시간을 내 운동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 씨는 ‘데이트도 하고 휴식도 할 겸 왔다’며, 이제 자주 걸어 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자 친구가 팔꿈치로 김 씨의 옆구리를 슬쩍 찌르며 말했다. “열심히 걸을 거잖아, 왜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
오르막길을 오를수록 남산 아래 서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크고 작은 빌딩과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서울을 이루고 있었다. 1시간이 지나자, 참가자들은 점차 걸음이 느려지고 몇몇은 아예 서서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한 달 전 결혼했다는 김현진(28), 권현구(29) 커플은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지난주에 북한산에 갔다 왔는데, 가을에 오르는 산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열심히 가을 산을 예찬하는 김 씨는, ‘복잡한 서울보다 산과 공원에서 걸을 때 확실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남편 권 씨가 웃으며 옆에서 거들었다. “다음 주에도 걷기대회 참가 일정만 2건이 예약돼 있어요. 현진이가 걷는 걸 좋아해서 저도 덕분에 강행군입니다.”
실제로 올해 4월, 2·30대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걷고, 연령별로도 가장 많이 걷는다는 365mc비만클리닉의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2·30대 중 1주일에 3~5회 걷는 여성은 72%였으나, 30대 남성의 경우는 38%로 40대보다도 낮았다. 다이어트와 몸매관리에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관심이 많다는 이유였다. 대회 참가 커플 역시 대부분은 여성의 신청으로 이뤄졌으며, 남성들은 여자 친구에 이끌려 따라왔다는 대답이 많았다.
“오늘 처음이지만, 실력 발휘 한 번 해보려고요.” 박정훈(21) 씨 역시 여자 친구인 변영숙(27) 씨의 권유로 걷기대회에 참가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낙엽길을 밟는 것이 좋다’는 박 씨는, 다음에도 참가하고 싶다며 의향을 내비쳤다.
남산에서 만난 연인들은 함께 걸으며 데이트와 운동을 한 번에 즐기고 있었다. 참가자들이 걸었던 두 시간동안, 남산은 서늘한 바람과 떨어지는 은행잎으로 멋진 산책길을 연출했다.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약 2시간에 걸쳐 7.5㎞ 길이의 남산 순환로를 한 바퀴 돌았다. 남산 백만인 걷기대회는 6월부터 매달 개최돼 왔으며, 올해 대회는 이 날이 마지막이었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