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작
단비뉴스 편집실
뒷번호는 5157 (질병관리본부는 비상핸드폰 운영 중)
- 이애라
- 조회 : 9539
- 등록일 : 2009-10-02
뒷번호는 5157- 질병관리본부는 비상핸드폰 운영 중 -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전국 보건소 전염병 담당자들은 긴장을 풀지 못하는 24시를 살고 있다. 24시 비상휴대전화와 함께 항시 대기하면서 한밤에도 출동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제천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김명순(53, 여) 씨는 제천 인근의 군부대에서 복무하는 군인이 신종플루가 의심되는 상황을 휴대전화로 연락받고 밤 11시에 보건소로 달려간 적도 있다. “달려가서 검사해주고, 군의관이 같이 와서 타미플루를 처방해줬다”며 “밤 10시, 새벽 1시 할 것 없이 전화가 걸려오는 데,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좋죠”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씨는 24시간 개인전화(011-9407-5160)로 상담을 받는다. 낮에는 주로 사무실로 전화가 걸려오지만 밤이나 새벽에는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경우도 많다. 최근 김 씨는 신종플루와 관련해 개인전화로 하루 평균 4통 정도의 상담전화를 받는다. 주로 거점병원을 안내해주고 행동지침을 알려주는 게 일이다.
개인휴대전화에 ‘전염병 상담 전용’을 더해 휴대전화가 두 개인 전염병 담당자도 있다. 서울 도봉구 보건소 예방의학과에서 전염병을 담당하는 허정모(57) 씨는 휴일에도 항상 개인휴대전화에 전염병 상담 전용 전화까지 두 개의 휴대전화를 지니고 다닌다. 상담용 전화가 하루 평균 15번은 울린다는 허씨는 “긴박한 상황이면 휴일에도 상담자 만나고 그래요”라고 말한다.
전국의 모든 보건소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비상휴대전화를 운영하도록 돼 있다. 이 비상휴대전화의 뒷번호는 ‘5157’이다. 허 씨에 따르면 “3년 전 0-157균이 유행하면서 전염병신고와 상담을 목적으로 질병관리본부에서 전국 보건소의 예방의학과 전염병 담당자들에게 뒷자리 4개가 5157인 휴대전화를 구입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휴대전화의 번호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각 보건소별 ‘비상핸드폰’번호로 공개돼 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현재 전국 290개의 시도보건과 및 보건소 중 192곳이 ‘5157’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5157과 유사한 0157, 5257 등의 뒷자리를 가진 휴대전화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 커 생기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많다.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와서 타미플루를 안 준다고 화내는 사람도 있다. 허 씨는 “그런 사람 오면 보건소장님, 의사 다 와서 발열검사하고 손 씻겨 드리고 안심시키면서 비누 하나 손에 쥐어 보내고 그래요”라고 말했다. 또 ‘열이 너무 높다’고 전화를 걸어왔는데 실제로 보건소에 와 검사를 해보면 정상체온인 경우도 있다. 김 씨는 “건강걱정에는 나이도 없다”며 “과도하게 걱정하는 분들 안심시키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이윤지(23, 여, 서울 신도림동) 씨는 자려고 누웠는데 유난히 자신의 기침소리가 신경 쓰여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있는 비상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가 친절한 상담을 받았다. “인터넷상에서 신종플루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보니 전화를 걸어서 새로운 정보를 얻은 것 같진 않다”면서 “다만 상담자가 침착하게 답해줘서 신종플루는 아닐 거라고 안심하고 편히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이애라 기자(teal_la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