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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신과 다윈의 시대> 서준PD를 만나다.

  • 김아연
  • 조회 : 11221
  • 등록일 : 2009-06-24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신과 다윈의 시대> 서준PD를 만나다.

 

[인터뷰] EBS 다큐프라임 서준 PD

 지난 3월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신과다윈의 시대>가 지난 6월 1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수여하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1부 "신의 과학, 진화를 묻다"에서 진화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지적설계론"을 소개했고 2부 "진화론, 신을 묻다"에서 종교에 대한 진화론의 입장과 이를 반박하는 의견을 담아 눈길을 모았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진화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 프로그램의 인터뷰를 통해 "신은 인류가 만들어낸 망상"이라며 “과감하게 신을 부정하라”고 말했다. 반면 종교학자들은 “인간의 마음과 본성조차 진화로 생겼다고 설명하려는 진화론은 그 자체가 도그마”라고 지적했다. 한편 199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필립스 박사는 “과학과 종교는 서로 다른 분야이며 각자의 영역에서 인간의 삶에 필요한 해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과다윈의 시대>를 연출한 서준(46)씨는 생물과 생화학을 전공한 자연다큐멘터리 전문 PD다. 어릴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던 그는 석사과정을 밟은 후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도 근무했다. 유학을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저곳 원서를 넣다가 서른한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EBS에 입사했다. 2005년에는 EBS PD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 김아연

 

 

다큐프라임 <신과 다윈의 시대>, 개인적인 관심에서 시작

 

‣ 지난 10일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받았는데 소감이 어떤가

상금도 받고, 기분이 매우 좋다. 사실 개인적인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학부 때 생물학을, 대학원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다윈 탄생 200주년, 진화론 150주년을 맞은 지금, 종교와 진화론 사이의 갈등은 매우 심하다. 갈등관계가 해소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획 의도는 ‘다들 양쪽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기라도 하라’ 는 것이었다. 예민한 주제이기 때문에 편향되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시상식에서 균형감각을 높이 평가했다는 얘길 들어 더 기뻤다.

 

‣프로그램을 만든 후 본인의 만족도나 주위의 평가는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고 난 후, 조금씩은 후회하기 마련인 것 같다. 특히 선후배들과 함께 시사회를 했을 때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많 ‘조금 더 쉽게 만들 걸’이라는 생각을 했다.

 

‣리처드 도킨스 등 해외 석학들을 만는데 섭외의 어려움은 없었는지

섭외는 너무 잘됐다. 석학들을 접촉할 때는 미리 이메일로 연락을 하는데, 인터뷰를 거절한 사람은 없었다. 외국석학들은 공영방송에 출연하는 것을 의미 있게 여기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우려고 하는 것 같았다. EBS를 비영리(non-commercial), 국가전체송출 (national)이라고 소개했더니 모든 섭외가 굉장히 쉽게 이루어졌다.

 

‣내달 초에 진화론 150주년, 다윈탄생 200주년을 맞아 대형학술대회에서 제작후기를 발표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것들을 나눌 예정인가

우리나라는 이 기간을 조용히 지나가지만, 외국은 올해를 진화론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라고 기념한다. 학술 대회 중 한 세션이 ‘진화와 문화’인데,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와 함께 진화론이 인류문화에 끼친 영향 등을 중점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교과서에서 창조론과 진화론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보는가

과학책에서 창조론을 다루는 것보다는, 진화론의 문제점을 병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초에 생명이 어떻게 발생했는가하는 ‘제 1기원’의 문제는 아무리 뛰어난 석학도 대답을 못한다. 진화론이 도그마처럼 되어 버린 측면이 있는데 진화론의 문제점이나 현재까지 설명되지 않는 부분, 반대이론들도 함께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 피디로 살아가기: ‘아빠의 삶은 원래 그런 거야’

 

 

‣다큐는 장기간 출장촬영이 많기 때문에,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텐데.

나는 그게 피디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야의 가장 큰 매력은 느슨하지 않다는 거다. 몽골에서 촬영을 할 땐 그 사람들과 함께 밥도 먹고 함께 산다. 관광 가서 느끼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다만 가족들에게 미안한 부분은 있다.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이 잘 이해해주니까 고마울 뿐이다. ‘아빠의 삶은 원래 그러니까 인정하자’ 는 분위기다.

 

‣다큐멘터리를 찍다보면, 구성안대로 촬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연출이 개입된다고 보는데, 그 수위는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 부분이 사실 다큐멘터리 찍는 사람들의 큰 고민 중 하나다. 다큐는 사실을 기록하는 거라고 하지만, 연출을 아예 안하는 프로는 거의 없다. 재작년에 EIDF(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토론도 했었다. 나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기준을 두고 찍는다. 예를 들어 살쾡이가 쥐를 사냥하는 것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연출을 위해서 쥐를 묶어놓고 못 움직이게 한 상태에서 촬영하는 개입은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을 억지로 찍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가급적 연출을 안 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림이 거칠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난 이게 더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레드라인(연출의 한계선)은 제작자 자신이 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해외 다큐제작 환경과 국내 환경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연다큐멘터리는 영국의 BBC가 가장 잘 만든다. 그 이유는 생태계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무조건 카메라를 들이민다. 예를 들어 지네에 대해 다큐를 찍는다고 했을 때, 알을 언제 낳는지 등 연구된 게 별로 없다. 피디가 직접 연구하면서 찍어야 한다는 것이 큰 애로 중 하나다.

 

 

"현장박치기’에 강한 서PD

 

‣자기만의 일하는 스타일이 있는가.

동료피디들이 말하길 ‘현장박치기’에 강하다고 한다. (웃음) 내가 치밀한 성격은 아니다.

즉흥적이기도 하고. 치밀한 계획 없이 현장을 누비며 촬영하는 것이 내 스타일인 것 같다.

 

‣다큐 PD로서, 가장 힘들 때 보람 느낄 때

가장 힘들 때는 의도한대로 그림이 안 찍힐 때다. 가장 보람 있을 때는 내 프로그램이 방영 될 때다. 아무래도 피디의 낙은 결과물이 나갈 때 아니겠는가? 집에서 TV로 내 작품을 볼 때 느낌이 정말 다르다. 나는 피디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이에 대 제대로 된 반응을 접할 때가 가장 보람 있다.

‣ 대작을 한편 끝내고 나면 공백 기간에는 보통 뭘 하면서 보내는가.

다큐피디는 프로그램을 끝나자마자 또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 드라마 피디는 한 작품이 끝나고 나면 쉬고 다음기획을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 형편 못된다.

 

 

‣지금 준비 중인 차기작은

밀렵 때문에 개체수가 매우 줄어든 어떤 동물을 추적하고 있다. 동물의 배설물이나 발자국을 추적하고 있는데, 존재가 짐작되긴 하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아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여름에는 풀이 우거져서 촬영하기 어려운 면도 있고. 내년 1월에 방송될 예정이다.

 

‣앞으로 꼭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은

첫째는 사람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특히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담는 것에 관심이 많다.

둘째는, 서양에서 많이 안 다룬 지역이 중앙아시아 지역인데, 이곳의 사람들과 자연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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