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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독설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꾼

  • 박소희
  • 조회 : 10553
  • 등록일 : 2009-06-12

"독설"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꾼

[인터뷰]시사만화가 손문상 화백
 

박소희

 
"시사만화는 독설입니다."
 
&#9400; 손문상<프레시안>에 "손문상의 그림세상"을 연재하고 있는 손문상(46, 사진) 화백은, 시사만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림"이라는 틀로 세상의 권력에 "뼈아픈" 한 마디를 던진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대개 "만화"는 재밌고 가볍다고 하지만 시사만화는 다르다. 형식은 만화지만, 인물과 사회를 풍자한다. 손 화백은 이를 "논리와 호소력이 있으면서도 시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아픈 독설"이라며 그 독설을 뱉는 과정에서 항상 고민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만평은 현상을 쉽게 풀어내는 게 아니라 2차 가공을 하는 것입니다. 불현 듯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대개 단순하기 때문에 많이 생각해본 뒤 계속 내용을 덜어내서 고갱이만 남기는 작업이죠."
 
그런데 손 화백이 말하는 "독설"은, 해로운 "독(毒)"만 뜻하지 않는다. 그는 "홀로 독(獨) 자의 뜻처럼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신문은 특정 이념을 바탕으로 모든 관점을 통일하려고 해요. 신문의 다양성을 위해 만평도 독립된 칼럼으로 존중해야 하는데, 자사 논리를 표현하는 수단으로만 여깁니다."
 
1909년 6월 2일 창간한 대한민보 1면에 실린 이도영 화백의 그림으로 시작된 한국 만화는 오랜 시간동안 표현의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일제 식민지 시절엔 식민 통치에 저항할 수 없었고, 광복 후에도 독재 정권, 군사 정권을 겪으면서 권력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통제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시사만화는 데스킹(편집국의 검열)이 없고, 언론사와 다른 논조의 내용 또한 담을 수 있습니다. 논란이 일더라도 다양한 의견을 통합해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아요. 하지만 한국 언론은 이럴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메커니즘이 발전하는 속도가 늦어요. 우리끼리 "세상이 변하는 모든 일을 제일 먼저 전하면서도 가장 늦게 변하는 것이 언론"이란 말을 할 정도죠."
 
게다가 오늘날 시사만화를 괴롭히는 건 이념만이 아니다. 손 화백은 3일 과천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국제시사만화포럼에서 "이념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본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자본이 막강해지면서 대기업 비판 기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처럼 시사만화 역시 소재 선정에 제약을 받는다고 한다.
 

지상 최대 매직쇼 &#9400; 손문상

 
"제가 직접 압력을 받은 적은 없어요. 하지만 만약 삼성 광고가 실린 신문의 작가가 경영권 불법 승계를 비판하는 만화를 그렸다면, 편집국에선 "제 정신이냐"며 딴 그림을 가져오라고 말합니다. 직접 억압하던 과거의 정치권력과 달리 자본의 외압은 냄새도, 모양도 없어요. "하면 안된다"는 불문율만 있죠."
 
"그럼 시사만화가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그는 "만화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독립성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념, 자본권력의 간섭은 물론 작가의 부족한 소양 탓도 있죠. 일단 만화가 스스로 긴장을 유지하면서 "언론인으로서 권력을 비판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만화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역시 문제입니다."
 
인터뷰 초반, 손 화백은 지난 포럼에서 외국 작가들을 만나보니 "한국 작가가 "제일 치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그의 말이 이해됐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사만화의 독립성에 대해 고민하는 그의 모습이야말로 "치열함" 자체였다. 그리고 그 치열함에는 이유가 있었다.
 

3월 31일, 일제고사 보는 날 &#9400; 손문상

 
"결국 제가 전하고 싶은 건 "감동"입니다. 사회 비판은 물론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는 예술적 기능도 표현하고 싶어요. 그래서 훌륭한 이야기꾼이 되길 바랍니다. 또 세상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과 내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늘 스스로에게 되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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