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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봉하마을 천막 속의 민심

  • 백승훈
  • 조회 : 10962
  • 등록일 : 2009-05-28

“애들이 봉하마을에 가보자고 계속 조르더라구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한참 시끄럽던 5월 26일 늦은 밤, 봉하마을의 하얀 천막은 소고기 국밥이며 떡을 나눠 먹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가운데 마산에서 와 한 시간 넘게 기다려 조문을 마쳤다는 김수태(42)씨 가족은 천막 아래 앉아 쉬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인 누나와 초등학교 4학년인 남동생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빵과 우유를 먹었다. “저희는 원래 노 전 대통령 좋아했어요. 돌아가셨다고 할 때도 사실 둘이 많이 울었어요. 학생운동 한 적 있을 것 같다구요? 하하 애기 아빠한테 물어보세요” 김씨 가족은 밤이 늦었다며 돌아갈 채비를 했다.

 

할머니 세 분은 나란히 앉아 아침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셨다는 할머니들은 천막 아래 앉아 춥다며 옷을 꺼내 입으셨다.

 

“수천억씩 해 먹은 사람들은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사람을 망신을 줘서 그렇게 죽게 할 수가 있는거야? 민주주의도 바로 세우고 선거 때 부패도 없앴잖아.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평상 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전 아무개 (서울 안암동, 72) 할머니는 작년 촛불 집회에도 몇 번이나 다녀왔다고 했다.

 

같이 오신 김 아무개 (경기 일산, 72) 할머니는 자원봉사자에게 받아 온 떡을 잘라 먹으며 말했다. “저녁 먹는데 친구가 봉하마을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구.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볼까 싶어서 온 거야. 와보니 안타까워. 어떻게 그렇게 죽을 수가 있는지...”

 

“이명박 대통령은 잘 사는 사람만 더 잘살게 하니 속상해. 세금도 잘 사는 사람만 깎아 주고 부동산도 많이 가진 사람은 더 잘살게 되고..” 다른 김 아무개 (경기 일산, 72) 할머니가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보다는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었어야 했어” 곁에 계시던 할머니들은 모두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부산 성암사 세심회 회원들의 모습 

부산 성암사의 봉사단체인 <세심회>에서는 봉사할 때 입는 분홍색 조끼를 그대로 입고 분향을 마쳤다. <세심회>는 회원이 20명 가량 되는 부산지역의 독거노인들을 목욕 시키는 4년 된 봉사단체이다. “노 전 대통령이 농촌에 계신 모습은 저희들이 고향에서 생활하던 그 모습이라 좋았어요. 이렇게 가셔서 너무 안타깝죠” 모임의 회장인 박태숙(부산, 55)씨는 회원들과 천막 밑에 앉아 쉬며 말했다. “봉하마을에 다녀오자는 아이디어는 제가 냈는데, 반대하는 회원은 없었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아무래도 기독교 쪽이시잖아요. 노무현 전 대통령하고 심정적으로 가깝죠”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4일 째 봉하마을에는 평소 그를 지지하던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인간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각자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노 전 대통령이 목숨을 던지며 지키려 했던 ‘민주주의와 진보, 정의’로 모이는 데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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