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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강아지똥처럼 비 맞아야 보이더라”
- 박희영
- 조회 : 888
- 등록일 : 2016-05-18
“강아지똥처럼 비 맞아야 보이더라” | ||||||
[맑은 바람 밝은 달, 그곳에 산다] ⑭ 충주 그림책작가 정승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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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태어난 아이, 춘희는 엄마가 덮어 준 이불 아래 늘 누워있다. 유릿가루처럼 반짝이는 아침 햇살과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왕버들도 창 너머로 가만히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아빠는 일본 군수공장으로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 엄마가 실종된 아빠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왔는데, 그때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졌다. 1945년 8월이었다. 춘희는 엄마 뱃속에 있었다. 엄마가 본 세상은 하얗게 불타 검게 바스러졌고, 춘희는 구겨진 몸으로 태어났다. 재일조선인 원자폭탄 피해자의 아픔을 담은 그림동화책 <춘희는 아기란다>에 담긴 이야기다. 지난달 출간된 이 그림책의 작가 정승각(55)씨를 지난 1일 충북 충주시 엄정면 작업실에서 만났다. 정 작가는 신작 동화책을 나긋나긋 읽어주며 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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