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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잡종의 얼굴
- 서혜미
- 조회 : 698
- 등록일 :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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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종의 얼굴 | |||||||||
[고경태의 유혹하는 에디터2] ⑤ 1면, 백지 또는 괴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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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이거나 괴물이었다. 2012년 1월 1일 아침, 잠에서 깨어 눈을 떴다.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팔과 다리 등 몸체는 대충 갖춰졌는데 얼굴이 없었다. 눈과 코와 입과 귀의 형상이 하나로 잡히지 않았다. ‘너는 어떻게 생긴 거니. 아니 도대체 어떻게 생길 거니.’ 잠자리에 누워 천장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상상을 해보아도 텅 빈 백지만이 어른거렸다.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다 보면 조잡한 괴물의 얼굴만이 컴퓨터 그래픽의 합성결과처럼 나타났다가 소멸했다. 희망차야 할 2012년의 새해 첫날, 막막함과 불안함이 가슴을 휩쓸고 지나갔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토요판 걱정부터 하던 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