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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글케치북] ‘밥맛’과 ‘밥심’
- 신혜연
- 조회 : 850
- 등록일 : 2016-04-18
‘밥맛’과 ‘밥심’ | ||||||
[글케치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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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밥이다”라는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이들이 타인을 만만히 여겨 멸시할 때 밥에 비유하곤 한다. 가장 하찮게 여기는 존재를 삼시 세끼 꼬박 챙겨 먹는 밥에 비유하는 건 왜일까? 그 존재가 사실은 가깝고 소중한 대상이라는 역설적인 뜻이 아닐까. 최근의 갑질 논란이 그 모순을 보여준다. 기업인 이해욱이 부당해고한 운전기사는 그에게 수족과 같을뿐더러 생명의 안전을 쥐고 있는 존재다. 청소 노동자에게 불합리한 대우를 하는 이들은 파업이라도 나면 당장 청결한 환경을 잃었다고 아우성이다. 필수불가결하기에 더욱 더 귀하게 여김이 마땅하거늘, 잔뜩 퍼담고 쉽게 버리는 밥처럼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인다. 막상 없어지면 배고프다고 아우성일 거면서. |